신비의 심연으로 : 아놀드 백스(Arnold Bax)
전문가 아닌 사람이 음악을 글로 표현하다보면 문학적 표현들을 자주 사용하게 마련이다. 비전문가들 사이의 의사소통방법으로는 그런대로 설득력 있는 방법이겠으나, 너무 주관적이라 작품의 음악적 본질을 왜곡할 위험이 있어 문제이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아놀드 백스의 음악은 표제가 없더라도 문학적 표현이 잘 들어 맞아 굳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을 것도 같다. 그의 음악에서 끊임없이 나타나는 가파른 절벽과 바다, 구름이 깔린 하늘, 바람, 요정, 옛 성이 비치는 풍경과 거기 얽힌 전설과 이미지들보다 더 훌륭한 문학적 소재가 또 어디 있겠는가. 바그너를 연상시키는 거대벽에서 드뷔시의 몽환으로, 켈트 민요에서 스트라빈스키 풍의 현대적인 리듬까지 종잡을 수 없이 오가며 변화무쌍하게 펼쳐지는 그의 음악은 얼핏 듣기에..
음악가와 음악
2009. 2. 25.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