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정신과 산문의 무늬
그의 글은 남다르다. 산문일 때 더욱 그렇다. “산문…속에는 우리 삶이 드러내는 여러 무늬에 진솔하고 섬세하게 접근하려는 다차원적 복합서사성만이 있을 뿐”이어서 “산문은 종종 실없이 공간을 이탈해서 기억의 내력과 꿈의 지평을 배회”하는데, 이런 속성을 살려 “마음을 다스리고 삶의 뜻을 일깨우는 이른바 심학적(心學的) 전통의 현대적 변용”을 이루려는 남다른 목표가 그의 글을 이끌고 있기 때문(인용문은 ‘책머리에’ 부분에서). 김영민 교수의 (동녘, 1998)은 여러 매체에 실렸던 산문들을 하나로 묶어 낸 책이다. 겉으로 보아선 한참 오래 된 데다가 시사성마저 잃은 ‘잡문’을 모은 책이라 흥미를 잃기 십상지만, 그 속에 담긴 생각은 지금 막 나온 어떤 신간보다도, 불행히도, 더 절박하게 새롭다. 그래서 이 ..
책 이야기
2007. 7. 13.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