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메르가 연주하는 패르트, 글래스, 마르티노프
에스토니아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Arvo Part. a에 움라우트)의 ‘타불라 라사’(Tabula Rasa)는 두 대의 바이올린, 현악 오케스트라, 프리페어드 피아노로 편성된 이중 협주곡(1977)이다. 미니멀리즘을 원용한 작품으로 종 소리의 울림이 연상되는 음형전개로 인하여 시원(始原)의 세계를 떠다니는듯한 느낌이 든다. 첫째 악장에서는 역동적인 운동을 펼치는 부분과 바이올린 솔로가 조용히 흐르는 부분이 대비된다. 전반적으로 격렬하다. 정중동(靜中動)의 세계를 그린 둘째 악장에서는 카논을 타고 두 대의 바이올린이 탄식하는 음조를 대화처럼 느릿느릿 주고 받는다. 다른 세상을 희구하는 듯한 대화는 신비로우면서도 슬프다. 프리페어드 피아노는 악상의 굽이굽이마다 색채와 변화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CD
2009. 4. 25. 2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