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의 힘: 루몬 감바가 지휘하는 로자의 영화음악
고정된 음표를 소리로 울리기 전, 악보는 단지 가능성일 뿐이다. 그 가능성을 현실화하려면 해석 그리고 연주가 필요하다. 주관적 해석 없이 악보를 충실히 재현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것조차 또 다른 해석적 관점이다. 같은 곡이라도 지휘자, 연주자의 수만큼 많은 해석과․연주가 존재하는 것도 그 때문. 그래서 같은 악보에서 출발하더라도 실제 울리는 음악은 천양지차가 된다. 이처럼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은 음악애호가들이나 연주자들 모두에게 큰 축복이다. 그런데 이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영화음악 ‘사운드트랙’ 순수주의자들. 그들은 영화음악에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을 능가하는 해석과 연주는 있을 수 없거나 심지어 불필요하다고 확신한다. 심지어 작곡가가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기 ..
Miklós Rózsa
2016. 6. 15. 1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