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놀이
다른 사람이 겪는 불행을 보면 어떤 마음이 생기는가? 안타까움? 슬픔? 도우려는 마음? 죄의식? 나는 괜찮다는 안도감? 득이 될지 말지를 따지는 계산? 경쟁에서 이긴 쾌감? 우월감? 찰나에 스쳐가는 숱한 마음 가운데 어느 것이 진정 내 마음일까? 원시시대 이후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협동하면서도 늘 타인의 희생을 필요로 하였다. 다른 누군가가, 나를 대신하여, 맹수의 먹잇감이 되거나, 기근일 때 먼저 죽어 주거나, 신의 분노를 달랠 제물이 되어 주거나, 공포심과 살인본능을 표출할 대상이 되어 주기를 바라면서. 냉혹한 자연에 던져진 무지한 인간이 달리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 이 어두운 마음은 유전자에 깊숙이 각인되어 무의식 속에 숨어 있다가 극단의 상황에서 불쑥 튀어나온다.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을 ..
책 이야기
2012. 10. 30.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