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균의 <포구의 오후>
강연균 화백의 1989년 작품 입니다. 포구 한 쪽에 앉아 다 타들어간 담배를 들고 어딘가를 바라보는 노인의 얼굴과 손에서 오랜 세월 이어져온 삶의 흔적이, 고된 노동의 무게가 절절이 배어나옵니다. 이런 점에만 주목하면 민중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리얼리즘 작품이라고만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의 가치는 사실주의의 틀을 뛰어 넘습니다. 작품 속의 인물과 주변이 하나로 되는 듯한 독특한 조화감, 그에 기인하는 미학적 감동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 볼까요. 화면의 왼쪽에 크게 자리잡은 인물의 뒷 배경 왼쪽 화면에서 시작된 하늘과, 셋으로 분할된 땅의 풍경은 오른쪽으로 갈수록 하늘이 확장되는 풍경으로 자연스럽게 마무리됩니다. 언덕배기 땅의 능선이 화면의 절반에 못 미쳐 주저 앉으면서 바로 그 ..
미술 이야기
2007. 7. 3. 1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