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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몬디의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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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성 2015. 6. 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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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에서 따뜻하고 안정감 있으며 감성이 풍부한 세계를 추구한다면, 헝가리 바이올리니스트 지그몬디의 연주야말로 당신을 위한 것이다. 섬세한 비브라토로 만들어내는 유려한 감미로움도 더하여져 귀에 살살 감긴다. 다만 감각적이거나 관능적인 것과는 다르다. 선이 두텁기는 하지만, 남성적인 호방한 스케일이나 중후함은 아니다. 꾸밈없이 곡의 핵심을 직설적으로 파고드는 옛스러운 고상한 기품이 있다고 할까. 본질적으로 지그몬디는 기품있게 노래할 줄 알고, 이것이 브람스의 소나타에 아주 잘 들어맞는다. 원래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밑바탕에는 서정적인 가곡이 흐르고 있고 이를 연주자가 제대로 표현한 덕분일 것. 

 

    니센의 피아노도 칭찬할 만하다. 바이올린을 감싸며(음향이 아니라 음악적 분위기가 그렇다는 말) 안정된 배경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두 독주자가 치열하게 대결하기 보다는 함께 어울려 부드럽고 평안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혹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를 재미없다고―설마?―느끼는 사람들은 더더욱 들어보아야 할 음반이다.

 

 

    196810월 빈에서 녹음된 음질도 전반적으로 듣기 좋다. 옛날식으로 바이올린은 왼쪽, 피아노는 오른쪽에서 주로 나온다. 직접음이 더 두드러지지만 연주자들이 만들어내는 포근한 음향에는 자극성이 없다. 다만 네 번째 트랙의 435초 언저리에서 몇 초 동안 엘피판처럼 불안정하게 튀며 음이 끊기는듯한 미세한 현상이 옥에 티이다. 전곡 감상에 지장을 초래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아쉽다. 스위스의 복각음반 전문 염가 레이블 턱시도에서 1996년 발매한 음반이다. 음원 자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나 연주자에 대한 정보는 없고, 짧은 곡 해설이 세 나라 말로 실려 있다. 다행히 연주자의 사진은 볼 수 있다.

 

     요즘 세대의 연주자들에게서는 듣기 어려운 브람스이다. 구하여 들어보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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